누군가가 고창은 문 밖만 나서도 볼 것 많고 갈 곳 많은 그림 같은 곳이라 했다. 전라북도 서남단에 위치한 고창의 서북부 일대는 서해에 임하며 내륙은 전북과 전남에 맞닿아 있어 위치적으로 매우 다양한 관광자원을 품고 있는 곳이다. 해양관광자원으로 동호, 구시포 해수욕장과 생태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갯벌과 사구(砂丘) 그리고 해안길인 명사십리가 유명하며, 생태관광자원으로는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운곡습지가 있다. 내륙 역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선운산도립공원과 고창읍성, 석정온천, 그리고 고인돌 유적지가 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무덤양식으로, 특히 고창지역은 전북 고인돌의 63% 이상인 1,665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어, 단일 구역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을 이루고 있다. 또한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이 한 지역에 분포하며, 고인돌 축조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의 존재 등 동북아시아 고인돌 변천사를 규명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유네스코는 2000년 12월 세계유산적 가치를 인정했다.

고창 고인돌 유적지 입구 고인돌 박물관을 구경한 후 고인돌 공원을 전체를 산책 삼아 걸어도 좋지만 국내에서 가장 밀집 분포된 고인돌 유적지인 만큼 그 면적이 방대하여 노약자와 어린이를 위한 내부순환열차인 모로모로 관광열차도 운행하고 있는데 이 열차의 정류소 바로 앞에 오늘 소개할 고창 시간여행카페 <매산105>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고창 고인돌 유적지는 크게 6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1~5코스는 예전 매산마을, 6코스는 도산마을로써 이곳은 본래 300년 전통의 자연부락을 형성하여 주민들이 거주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인해 기존 마을 주민들을 택지 조성하여 이주시키면서 현재 자리에 카페가 자리하게 되었다. 시간여행카페 <매산105>는 그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을 이름과 지번을 본 따 <매산105>로 작명하였다. 

공원 내 위치하여 전방이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매산105의 사장님은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치즈케익과 빵 그리고 바로 내린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맑은 날의 고창의 하늘을 바라보며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신다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힐링을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원 내 위치하여 차량의 통행이나 복잡한 세상의 소음에 간섭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르른 날의 녹지의 싱그러움, 겨울의 새하얀 눈과 함께 내려앉은 포근함 등 사계절 자연의 모든 변화를 시시때때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매산105이다. 

이 곳을 추천메뉴는 단연 차 종류이다. 티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차 종류를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으며 특히 생강차는 신선한 생강을 손질하여 15일의 숙성의 시간을 거친 뒤에 만나는 건강차이며, 자몽차 역시 직접 담근 청을 이용하여 만드는데 알알이 살아있는 자몽의 다채로운 식감으로 미각을 일깨워 준다. 

매산105를 찾는 손님 중에는 주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고객이 많다. 어른에게는 그냥 돌 뿐일지 모르는 밋밋한 공원일수도 있으나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는 태고의 신비와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켜켜이 쌓인 시간의 마력이 더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인돌 공원을 제 집처럼 아빠 손을 잡고 자주 오는 어린이 손님들은 날이 좋으면 이 곳 매산105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관광열차를 타는 것이 의례 코스라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관광열차를 타지 못하고 멍하니 비를 바라보다가 돌아가기도 한다. 순수하고 귀여운 현재의 아이들의 모습과 선사시대로부터 내려온 시간의 흐름이 대비되는 신기함을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고창 시간여행카페 매산105이다.  

선사시대에 살던 누군가가 미래의 인류가 커피를 마시며 이 마을을 구경하는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도처에 널린 신비한 고인들을 바라보는 ‘돌멍’과 함께 선사시대 이곳에 살았을 그 누군가를 상상하며 쉼을 느낀다면 그 어떤 곳보다 즐겁고 행복한 공간으로 힐링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류인평 (전주대 교수/ 사) 지역관광문화발전협의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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